PC를 새로 맞추면서 처음부터 듀얼부팅을 염두에 뒀다. 윈도우를 설치할 때 일부러 SSD에서 256GB를 미할당으로 남겨뒀고, 보안 공부랑 시스템 프로그래밍 과제는 Ubuntu에서 돌릴 생각이었다. 가상머신은 이미 써봤지만 호스트 자원을 다 쓸 수 있는 네이티브 환경이 필요한 작업도 있어서 듀얼부팅으로 결정했다. 부팅 USB는 16GB짜리를 새로 샀다. 요즘 우분투 ISO가 6GB 정도라 4GB로는 안 들어간다.
Ubuntu 24.04 LTS ISO를 공식 사이트에서 받고 Rufus를 켰다. 여기서 첫 번째 함정이 있다. 파티션 스킴을 GPT, 타깃 시스템을 UEFI로 맞춰야 한다는 점이다. 요즘 메인보드는 거의 다 UEFI 모드라, MBR/Legacy로 만들면 부팅 자체가 안 된다. 내 시스템이 UEFI인지는 윈도우에서 Win+R로 msinfo32를 실행해서 "BIOS 모드" 항목을 보면 확인할 수 있다. UEFI라고 뜨면 GPT로 만들면 된다.
Rufus 세팅은 이랬다.
START를 누르면 "ISOHybrid image detected"라는 창이 뜨는데, 여기서 "Write in ISO Image mode"를 선택했다. DD 모드로 쓰면 USB 파티션 테이블을 통째로 덮어써서 일부 환경에서 인식이 이상해질 수 있다는데, ISO 모드가 더 안전하다고 해서 그쪽으로 골랐다.
내가 쓰는 B850I 보드(ASRock 계열)는 부팅할 때 Del 키를 연타하면 BIOS로 들어간다. 보드마다 다르지만 보통 F2, F12, Del, Esc 중 하나다.
BIOS에서는 부팅 모드와 순서를 먼저 확인했다.
CSM 메뉴는 한참 못 찾았는데, ASRock B850I는 Advanced → Boot 메뉴를 깊이 들어가야 보이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안 보이면 그냥 넘어가도 됐다.
USB로 부팅하면 GRUB 메뉴가 뜨고 "Try or Install Ubuntu"를 선택하면 된다. 언어, 키보드, Wi-Fi(유선이면 자동 인식) 화면은 다 넘기고, 핵심은 "Installation type" 화면이다. 여기서 보통 옵션이 세 개 뜬다.
첫 번째 옵션이 뜰 줄 알았는데 안 떴다. 미할당 공간이 있는데도 알아서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한다. 그래서 Something else로 직접 잡았다.
파티션 목록에서 free space(unallocated) 256GB짜리를 찾아 + 버튼으로 파티션을 만들었다. 구성은 이렇게 잡았다.
/EFI 파티션은 윈도우가 이미 만들어둔 게 있어서 별도로 만들지 않았다. UEFI 시스템에서는 ESP(EFI System Partition)가 디스크에 하나만 있으면 되고, 윈도우 설치 때 이미 잡혀 있으니 설치 마법사가 자동으로 인식해서 GRUB을 거기에 박아준다.
"Device for boot loader installation"은 파티션이 아니라 디스크 전체(예: /dev/nvme0n1, 숫자 없음)로 지정해야 한다는 것도 기억해둘 만하다. 파티션(/dev/nvme0n1p3 같은)으로 지정하면 부트로더가 망가진다.
Install Now를 누르고 시간대, 사용자명, 비밀번호를 설정하니 10분쯤 걸려서 끝났다.
설치가 끝나고 USB를 빼고 재부팅하면 이런 메뉴가 뜬다.
Ubuntu
Advanced options for Ubuntu
Windows Boot Manager
방향키로 고르고 엔터를 누르면 된다. 기본 선택은 Ubuntu고, 10초 안에 아무것도 안 누르면 그게 자동으로 부팅된다. 기본을 윈도우로 바꾸고 싶으면 Ubuntu 안에서 이렇게 하면 된다.
sudo nano /etc/default/grub
# GRUB_DEFAULT=0 → GRUB_DEFAULT=2 (메뉴 순서대로 0부터)
sudo update-grub
BIOS 만지는 시간까지 다 합쳐서 한 시간쯤 걸렸다. 돌이켜보면 Rufus는 GPT + UEFI + ISO 모드로 굽고, Erase disk를 누르지 않고 Something else로 미할당 공간을 직접 지정하는 게 핵심이었다. Secure Boot는 무조건 끄는 설정이 아니라 설치 이미지와 드라이버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미할당 공간만 미리 남겨뒀다면 나머지는 크게 어렵지 않았다.
참고한 자료:
듀얼부팅은 USB를 만드는 단계보다 디스크와 부팅 방식을 잘못 판단했을 때 복구 비용이 크다. Windows 디스크 관리에서 실제 미할당 공간을 확인하고, Rufus의 파티션 방식과 펌웨어의 UEFI 모드를 맞춘 뒤 Ubuntu 설치 화면에서 대상 파티션을 다시 확인하는 순서를 기준으로 잡았다.
중요한 데이터가 있는 디스크라면 설치 전 백업이 먼저다. BitLocker가 켜져 있으면 복구 키를 확보하고, Windows 빠른 시작과 Secure Boot 지원 여부도 배포판·드라이버 상황에 맞춰 확인한다. “미할당 256GB가 보인다”는 것과 “그 공간이 내가 설치하려는 물리 디스크에 있다”는 것은 다른 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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